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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박희정의 Martin & John 2권 中

 
마틴...

여긴 십여 년 전에
다녀갔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대로다-

푸른 침엽수와
칼날같이 날카롭게
내리쬐는 햇살하며

내 열다섯의 겨울...
아버지와 함께 남겨두었던
그 모습... 그대로...
아버지만이 없이
그렇게 말이다.

요란한 문소리를 뒤로 한 채
현관에 들어서면
젊은 시절 할아버지가
동양에서 사 왔다는 현란한 색깔의
양탄자가 깔려있고...

지난 세월의 시간들이 내뿜는
매캐한 먼지와 함께
숙명처럼 따라오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기억들...

머리마저 어지럽히는
낯익은 마른 풀냄새 풍기는
응접실을 돌아서면...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그리고
곧 이어지는...
아버지의 서재...

그런데...
마틴...

...정말로
이상한건...

...왜...

어째서...

한 번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돌아오는 생일마다
언제나 몸에 꼭 맞는
수트와 구두들...

늘 가지고 싶다고 느꼈던
운동기구나 책. 음반들...

늘 등 뒤를 쫒던
따뜻한 시선...

나를 바라보던
안타까운 웃음...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잔인하게도...
억지스런 무관심으로
아버지를 괴롭히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이제 와서야
나란 놈은...

이렇게
후회하는거다...

이렇게
사랑했는데...

마틴...

나..
겨우...
오늘에서야...

열다섯,,,
그날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난
느낌이 든다.

- 박희정의 Martin & John  2권 中 -

by 청월현진가현 | 2006/12/01 21:23 |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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