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03일
[소설]가네시로 가즈키의 SPEED 中
작은 교차로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도 앞을 가로질러 달리는 차도 없었다. 아기가 갑자기 액셀러레이터를 밟더니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렸다.
"빨간 신호였어. 못 봤어?"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알았어. 차도 사람도 없는데 왜 서 있어야 하지?"
"에?"
"룰이라서?"
"응."
"만일 그 신호를 누군가 조작했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어떻게 단정할 수 있지?"
"......"
"원래부터 신호란 놈은 누군가 조작한 게 아닐까?"
"......"
"어쨌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딪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상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거야."
차가 다시 빨간 신호를 받았다. 이번에는 사람도 있었고, 앞을 지나는 차도 있었다. 아기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다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꺼야?"
"대학이 쓰레기통 같다는 느낌이 들어."
미니가타는 이상하다는 어투로 말했다.
"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대학이라는 좁은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을 뿐이잖아.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이런 일이 있어."
"그렇지만......"
"앞으로 오카모토가 넓은 세상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그런 최악의 쓰레기통이 모습을 점점 바꿀껄."
"사람 맥 빠지게 하는 소리 좀 그만 해."
"왜 맥이 빠져? 최악의 장소를 만나더라도 자신이 거기에 익숙해지면 그만이잖아. 그 장소를 바꾸어버려도 되고, 그리고."
"그리고?"
"거기서 도망쳐도 되고. 도망치는 것도 즐거운 일이거든. 어쨌든 우리는 생각보다 아주 자유로워."
미나가타는 경쾌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요컨대 빨간 신호등이 보여도 멈추지 말라는 거지?"
"뭔데 그거? 빨간 신호는 위험하니까 멈추는 게 좋아."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덧.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은 시원하다.
나같이 무엇인가에 묶여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
나도 박순신과 더 좀비스의 멤버와 일을 벌여보고 싶다.
만나서 한바탕 하고 나면 내 안에 있던 무엇인가가 밖으로 나가지 않을까.
"빨간 신호였어. 못 봤어?"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알았어. 차도 사람도 없는데 왜 서 있어야 하지?"
"에?"
"룰이라서?"
"응."
"만일 그 신호를 누군가 조작했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어떻게 단정할 수 있지?"
"......"
"원래부터 신호란 놈은 누군가 조작한 게 아닐까?"
"......"
"어쨌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딪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상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거야."
차가 다시 빨간 신호를 받았다. 이번에는 사람도 있었고, 앞을 지나는 차도 있었다. 아기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다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꺼야?"
"대학이 쓰레기통 같다는 느낌이 들어."
미니가타는 이상하다는 어투로 말했다.
"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대학이라는 좁은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을 뿐이잖아.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이런 일이 있어."
"그렇지만......"
"앞으로 오카모토가 넓은 세상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그런 최악의 쓰레기통이 모습을 점점 바꿀껄."
"사람 맥 빠지게 하는 소리 좀 그만 해."
"왜 맥이 빠져? 최악의 장소를 만나더라도 자신이 거기에 익숙해지면 그만이잖아. 그 장소를 바꾸어버려도 되고, 그리고."
"그리고?"
"거기서 도망쳐도 되고. 도망치는 것도 즐거운 일이거든. 어쨌든 우리는 생각보다 아주 자유로워."
미나가타는 경쾌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요컨대 빨간 신호등이 보여도 멈추지 말라는 거지?"
"뭔데 그거? 빨간 신호는 위험하니까 멈추는 게 좋아."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덧.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은 시원하다.
나같이 무엇인가에 묶여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
나도 박순신과 더 좀비스의 멤버와 일을 벌여보고 싶다.
만나서 한바탕 하고 나면 내 안에 있던 무엇인가가 밖으로 나가지 않을까.
# by | 2007/08/03 19:53 | 책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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