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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김탁환의 나, 황진이

 

흐릿한 기억과 나약한 의지로 시간의 간섭을 막아낼 자신은 없습니다만,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흘러가진 않겠습니다. 백 번의 불행 뒤에야 겨우 한 번 찾아오는 행복이니까요. 불행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 그 안에서 펼쳐 보인 힘겨운 몸부림을 끝까지 되살리겠어요.

- 나, 황진이 꽃바람 中 -

세상에는 자기를 완성시켜가는 인간과 자기를 파켜시켜가는 인간, 이렇게 두 부류가 있을 뿐입니다. 시간을 따라 늙는다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을 앙상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지요. 한 순간의 만족도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 여유를 포기하고 자신을 몰아쳐야지요. 외롭다고요. 물론 외로운 길입니다. 힘겹다고요. 물론 힘겨운 길입니다. 성인의 경지를 논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을 믿기란 쉽지 않지요. 행복과 불행, 옳고 그름을 따지기도 전에, 나는 이런 처지를 당연하게 받아들였어요. 삼종의 도리 따위에는 눈길 한 번 돌린 적도 없었답니다.

- 나, 황진이 깊고 먼 눈동자 -

by 가현 | 2007/10/15 21:54 |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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